[회고] 대학 생활을 졸업하며

2022년 02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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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대학생활은 어떠했는가나의 대학생활은 어떠했는가

들어가기 전에

기억이 흐릿해지기 전에, 나의 대학 생활을 기록해보려고 한다.
개발 관련되지 않은 내용도 많겠지만, 그래도 어딘가에는 적어두어야 할 것 같았다.

나중에 시간이 지나고 다시 봤을 때, 내가 이렇게 살아왔었지 추억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또한 이 글을 읽는 다른 사람들이, 내가 살아온 과정과 나의 가치관을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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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

서울 소재 고등학교에 입학하였다.
아버지는 내가 문과로 진학하기를 바라셨지만,
수학과 과학을 재미있어 하고 잘하기도 했던 나는 자연스럽게 자연계열로 진학했다.

과학 + 발명 동아리 활동도 하였다.
무언가를 상상하고 실제로 만드는 과정은 정말 재미있었다.
(이후 진학하고자 하는 학과를 정하는데에 발명동아리의 영향이 많이 컸다.)

진로(일단은 대학 진학)에 관해 많은 고민을 하였다.

세상에 없던 물건을 만들어서, 사람들의 인생을 조금이나마 편리하게 만들고 싶었다.

전공은 기계공학으로 정했는데,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앞서 말한 내 가치관을 잘 살릴 수 있다.
  2. 자동차와 발명에 대한 흥미가 있다.
  3. 금융권 빼고 대부분의 업종에 취직이 가능하다.

가고 싶었던 중학교, 고등학교에 불합격했던 경험이 있어서, 대학은 원하는 학교에 가고 싶었다.
공부를 열심히 했고, 잘 했기 때문에 좋은 성적을 유지할 수 있었다.

학년 대표, 총학생회장을 맡아 다양한 일을 하며 리더십도 키울 수 있었다.
교내외 다양한 활동에도 참가하며, 이런저런 경험을 많이 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했고, 대학에 입학했다!

졸업생 대표로 연설을 하는 나졸업생 대표로 연설을 하는 나


대학 입학 : 기계공학

기계공학과 15학번으로 입학했고, 입학하자마자 과대표를 맡았다.
외향적인 성격과 친화력으로, 다양한 사람들과 빠르게 친해질 수 있었다.

공부도 열심히 했다. 하지만 대단한 친구들이 많아서, 성적은 좋지 않았다.
실습 및 실험 과목은 재밌게 수강하고 성적도 좋았지만, 이론 수업은 재미있지 않았다.
1학년 때 컴퓨터공학 과목을 수강한 적이 있었는데, 이건 재미있었다.
알고리즘 풀이에 소질이 있다는 것을 이 때 처음 느꼈다.

아래 사진들은 실습 과목에서 직접 만들었던 것들..

자유도 2의 관절을 가진 공룡모양 구조물자유도 2의 관절을 가진 공룡모양 구조물
관절을 사용해 짐을 실어 나르는 자동차관절을 사용해 짐을 실어 나르는 자동차
관절을 사용해 짐을 실어 나르는 자동차관절을 사용해 짐을 실어 나르는 자동차


군 복무 : 의무경찰

군대는 의무경찰로 다녀왔다.
기동대에 배치되어 시위 진압 및 경계 근무를 약 8개월 정도 수행했고,
이후에는 서울지방경찰청 112상황실로 옮겨 경찰 공무원 업무를 수행했다.

의경 전역 후, 경험을 담아 책을 출판하였다.
중간에서 새는 돈을 최소화하기 위해, 직접 출판사를 세웠다.
표지 디자인은 친구에게 의뢰하고, 나머지 모든 과정은 직접 작업했다.
600부 인쇄해서, 전량 판매 완료하였다.

2023년에 의무경찰 제도가 폐지되어, 추가 인쇄는 하지 않았다.
출판업을 생업으로 이어갈 생각도 없어서, 출판사는 바로 폐업신고하였다.

직접 출판한 도서 '의경백서'직접 출판한 도서 '의경백서'


복학 : 크로스핏, 스타트업

전역하자마자 복학하고, 크로스핏 동아리에 가입했다.
이 때 맛들린 크로스핏은 지금까지도 꾸준히 하고 있다.

출판 경험을 좋게 봐준 한 대표님 덕분에,
유튜브 MCN 샌드박스 네트워크의 자회사에서 신사업 개발 업무를 수행했다.
공식 홈페이지 리뉴얼 작업도 내가 진행했다. (php 사용)

스타트업 시장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은 재미있었으나,
사업 개발 업무 자체는 크게 재미가 없었다.
이론적인 지식이 많이 부족한 것 같아, 퇴사하고 벤처경영학 연합전공 과정에 진입하였다.


연합전공 : 벤처 경영학

벤처경영학과는, 창업에 관심이 많은 학생들을 위한 전공이었다.
4-5명이 팀을 이루어 모의 창업을 해보는 프로젝트 수업이 전공필수 과목으로 개설되며,
창업 생태계에 관한 다양한 이론 지식을 배울 수 있는 수업들이 열린다.
창업한 선배들과의 네트워크를 만들 수 있는 자리도 많이 열린다.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 두가지는 다음과 같다.

  1. 암호화폐 모의거래소

    • 전세계를 뜨겁게 달구었던 암호화폐 거래를 모의로 해볼 수 있는 사이트
    • 이름, 이메일, 비밀번호로 간단히 회원가입, 로그인 후 거래 가능
    • 로그인시 JWT token 발급. 자산 조회 및 거래 요청시 인증에 활용
    • Coingecko API를 활용한 실시간 가격 변동
    • Express.js 로 BE구현. React.js로 FE 구현

암호화폐 모의 거래소 화면암호화폐 모의 거래소 화면

  1. Prism Station : 셀프스튜디오 정보 종합 조회 플랫폼
    • 빠르게 성장중인 셀프스튜디오 시장 트렌드 포착 (전국, 2018년 10개 → 2022년 1,500개)
    • 셀프스튜디오 정보 검색 과정의 Pain Point 해결 (일반 사진 스튜디오 혼재 등)
    • 네이버 Map API를 활용한 직관적인 UI/UX
    • 여성 커뮤니티, 주변 지인 통한 마케팅 (유료 광고 X)
    • MVP 런칭 4일만에 이용자 1,300명 돌파

셀스 스튜디오 종합 조회 플랫폼 화면셀스 스튜디오 종합 조회 플랫폼 화면


다시 진로 고민

다양한 팀 프로젝트를 거치며, 졸업 후의 인생 방향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았다.
주전공인 기계공학이 아닌, 벤처 시장에서 경험을 쌓고 싶어졌다.
벤처 시장에서 구르다 보면, 주전공도 살릴 기회가 올 수도 있다고도 생각했다.

하지만 사업개발 업무는 재미없게 느껴졌다.
사업의 성장 과정을 곁에서 함께 지켜보면서, 내가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업무는 무엇일까.

개발이었다.

그 중에서도 웹 개발을 하고 싶었다.

  1. 가장 많은 client 점유율을 보인다.
  2. 모바일, 데스크톱 앱도 web으로 구현 가능하다.

그 중에서도 FE 개발을 하고 싶었다.

BE개발자가 FE를 배워 만드는 것보다,
FE개발자가 BE를 배워 만드는 것이 더 그럴 듯한 서비스처럼 보인다고 생각했다.

대부분의 user는 서비스의 뒷단이 얼마나 잘 짜여 있는지에 대해 크게 관심이 없는 것 같다.
초-중기 플랫폼은 firebase 같은 BaaS 로도 충분히 커버 가능한 것 같다.

물론 실제 시장은 이렇게 단순하게 돌아가지는 않겠지만,
서비스가 커지면 그 때 전문가와 함께 하면 된다고,
그 전까지 혼자 하기 위해서는 FE + BaaS로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개발자가 되어보자

개발 관련 지식을 쌓기 위해, 컴퓨터 공학과의 여러 전공과목을 수강하였다.
물론 졸업이 얼마 남지 않아 많은 과목을 수강하지는 못했다.
그 중 자료구조 강의는 아직까지도 기억에 많이 남는다.
개발자가 되려면 반드시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졸업하고 개발자로서의 첫 커리어는 제대로된 IT 기업에서 시작하고 싶었다.
네이버, 카카오에 지원했으나, 최종합격하지는 못했다.

카카오 최종면접 탈락 안내문카카오 최종면접 탈락 안내문

그러다 다른 회사를 알아보던 중, 선배의 소개로 티맥스라는 회사를 알게 되었다.
괜찮아 보여서, 지원하였고, 합격하였다.

티맥스 합격 메일티맥스 합격 메일

매우 유명한 회사는 아니지만 알만한 사람들은 알고, 역사가 길며,
근무 환경과 연봉도 괜찮은 것 같아서 다니기로 하였다.

다행스럽게도 졸업 후 공백기 없이, 개발자로서의 커리어를 시작할 수 있었다..!


걱정

먼저 나의 주전공인 기계공학.
계속 했으면 졸업하고 삼성전자, 현대자동차와 같은 대기업에 그리 어렵지 않게 취직했을 것이다.

실제로 주변 선후배동기들 중 다수는 대기업에 들어갔다.
어떤 회사에 다니는지 입 아프게 설명하지 않아도 되고,
풍족한 월급과 상여금을 받으며 회사 생활을 할 것이다.

나는 그 길에서 떠났다.
대부분의 사람은 내 회사를 모르기 때문에 물어볼 때마다 설명해줘야 한다.
월급은 좋은 편이나, 기본적으로 색안경을 쓰고 바라보는 사람들이 많다.

나는 괜찮고, 나중에 내가 더 잘 살 거라는 확신이 있지만,
그렇게 되기 전까지는 귀찮음을 감수해야 할 것이다.

부모님께 죄송한 마음도 있다.
앞에서 말한 귀찮음, 사람들의 시선은 나에게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었다.
그래도 좋은 학교, 학과를 졸업했으니 부모님 주변 사람들도 부모님께 이것저것 물어보실텐데
그럴 때마다 살짝 위축되시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썩 좋지는 않다.

얼른 성공하고 싶다!


목표

아래 회사에 가능한 한 빠르게 합류하고 싶다.

  • 개발 문화가 잘 자리잡은 회사
  • 실력 있는 동료가 많은 회사
  • IT 대기업 혹은 유니콘 스타트업

내가 부족한 점은 다음과 같다.

  • Computer Science 전공지식
  • Javascript, React.js 에 대한 심화지식
  • 실무 경험

앞으로 티맥스에서 보낼 1년간의 공부 계획은 다음과 같다.

그 다음엔, 카카오 공채에 다시 지원해보려고 한다.
전공지식 없이 최종 면접까지 갈 수 있었던 것은, 운이 좋았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제대로 공부한 다음, 불안함 없이 제대로 도전해보고 싶다.
떨어지더라도, 나는 많이 성장해 있을 것 같다!


마무리

길었던 나의 7년간의 대학생활이 마무리 되었다.
할 수 있는 것은 원없이 다 해본 것 같다.
여러 사람들과 쌓은 다양한 추억과 함께, 행복하게 졸업한다.

새로운 분야에서 커리어를 시작하게 되었고, 불안한 부분도 많지만
나는 성실하고 꾸준히 노력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 믿는다.

앞으로도 열심히 살아보자.

화이팅!